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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시음평

[오퓰렌스] 허영만 '커피 한 잔 할까요?' 웹툰 원작 카페 '헬 카페'

by 오퓰렌스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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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코파카바나 그릴에서 좋은 식사를 했으니

 

그에 걸맞은 커피를 마시고 싶어 홀로 길을 걸었습니다.

 

이태원을 거쳐 용산으로 걷다가, 드디어 원하던 카페를 찾았습니다.

 

 

 

허영만 '커피 한 잔 할까요?' 웹툰 원작 카페 '헬 카페'

 

 

군생활 시절, 우연히 허영만 작가의 '커피 한 잔 할까요?'라는 작품을 읽었는데

 

그림과 말풍선만 보이는 웹툰이었지만 생생한 표현과

 

실제 장소를 높은 고증으로 살려내어 

 

마치 커피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한 기분을 받았습니다.

 

그중 헬 카페는 창립자들이 '스스로 원해서 이 지옥에 갇혔다'

 

라고 표현할 정도로 커피에 대한 해석과 집념이 남다른 곳이었습니다.

 

 

 

생두 관리부터 로스팅, 추출까지 직접 하시다 보니

 

과연 자리를 비울 수가 없겠지요.

 

실제로 보았는데 입구부터 만화에서 본모습 그대로라

 

웹툰을 보고 오시는 분이라면 찾기 수월했습니다.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자욱하다'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진한 커피 향이 후각의 정점을 간질입니다.

 

게다가 귀로는 현악 4중주가 청각을 공략해

 

커피를 경험해보지 않았음에도 이미 오감이 제대로 정복당했습니다.

 

 

 

보헤미안 본점을 비롯해 강릉의 수많은 로스터리 카페를 접해본 저로서는

 

다양한 향을 즐길 수 있는 드립 커피 종류를 생각했으나,

 

오히려 시그니처로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메뉴로 작게 구성해놓았습니다.

 

그에 손님은 더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게 되고

 

바리스타는 그 한 잔에 더 많은 정성을 들이게 됩니다.

 

일찍이 이곳에서 맛보고 싶은 메뉴는 너무 많았으나,

 

심사숙고한 끝에 '융 드립'을 선택했습니다. 

 

 

 

 

홀이 생각보다 작고 사람들이 빼곡하게 앉아 있어

 

내부를 마음껏 찍는 데에는 조심스러웠습니다.

 

때문에 먼저 자리를 잡고 앉은 시점에서

 

최대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부분을 골라 촬영했습니다. 

 

 

 

커피에 대한 집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의 커피 향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몇 가지 '룰'이 존재했습니다.

 

까다롭거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어쩌면 우리 모두가 '공중도덕'이라고

 

여길 수 있는 에티켓들 이어서 이곳의 룰을 어디에서나 숙지한다면

 

어디서든 환영받는 문화시민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단체석으로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은

 

매우 넓어서 이렇듯 개인 짐을 제법 펼쳐놓아도

 

옆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여유가 있습니다.

 

 

 

 

제가 앉은자리에서 보이는 뷰입니다. 

 

이곳저곳에 찻잔이 무드 있게 배치되어 있어

 

심플하지만 확실한 인테리어를 장식했고

 

외부에 웨이팅을 위한 좌석은 스케이트 보드를 개조해서 개성을 더했습니다.

 

 

드디어 제공된 '융 드립'입니다. 

 

커피는 자리에 앉아있으면 바리스타가 직접 가져다줍니다.

 

연이어 들려오는 콘체르토와 더불어 클래식함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융드립은 굉장히 부드러운 향을 지녔지만,

 

바디감이 콜드 브루 급으로 진해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경험했습니다.

 

부드러운 인상 속 강렬한 카리스마를 본 것처럼

 

'외유내강'의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본연의 개성을 어떻게 하면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연구한 흔적이 여과 없이 느껴졌고

 

오랜만에 제대로 추출한 커피를 맛보게 되어 충실한 기분이 듭니다.

 

 

 

융드립은 주문할 때 물 양과 원두 양까지 커스텀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다크 로스팅된 원두이니 양은 120 정도로 적당히

 

설정해주시면 무난한 커핑을 즐길 수 있으리라 추천드립니다.

 

 

 

 

입장할 때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바 앞에 사진과 같이

 

각종 헬 카페 굿즈와 더치커피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하나쯤 소지하고 싶은 기념품과 이곳의 향기를 담은 원두 1팩이 간절했지만

 

다시 올 구실을 만들기 위해

 

오늘의 만남에 일부러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장인'의 정신이 느껴지는 제대로 된 커피를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성지순례해야 할 곳, '헬 카페'였습니다.

 

저는 다음에 올 때 트레이드 마크인 라테를 맛보기로 기약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오퓰렌스의 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위치: 서울 용산구 보광로 76 1F
운영시간: 월~금 08:00~22:00 / 토~일 12:00~22:00
편의시설: 무선 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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