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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오퓰렌스] 내 멋대로 자유여행 '강릉' - 4편

by 오퓰렌스 202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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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 이어서]

 

오늘 저녁 약속은 대학시절 많은 은혜를 입은 B님께 식사를 제공해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가장 힘들었을 때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이젠 제 앞가림을 하는 위치에 서서 조금이나마 은혜에 대한 보답을 드리려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장소는 B님의 친구분 가게 '회포자 the 30'으로, 주문진 영진해변에 인접해 있는 작은 횟집입니다.

 

 

 

보통 '횟집'하면 어르신들의 술잔이 바쁘게 움직이는 왁자지껄한 비주얼로 여겨졌는데

 

카페처럼 깔끔하고 힙한 분위기여서 놀랐습니다.

 

분위기에 맞춘 음악도 좋았고 곳곳에 공장의 파이프를 형상화 한 전등도 분위기 있었습니다.

 

 

 

 

메뉴 중 세트메뉴가 눈에 띄었는데 비싸다고 느낄 수 있는 회, 해산물의 가격을

 

가심비 좋은 구성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세트 2'를 선택했고 '뼈 매운탕 or 물회' 중 '뼈 매운탕'을 선택했습니다.

 

 

 

 

곧바로 세팅된 광어+우럭 회 세트입니다. 이번 강릉에 와서 처음 먹는 회이니 만큼 경건하게 맛보도록 합니다.

 

가장 대중적인 횟감인 우럭과 광어의 조합은 회를 싫어하는 사람도 입문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회의 풍미를 느끼다 보면 어느새 한 점이 두 점이 되고,

 

나중에는 한 접시를 훑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왜냐하면 제가 그랬습니다.)

 

 

 

다음 코스로 나온 임연수 구이입니다.

 

임연수어는 예전에 학교나 군대에서 나왔을 때는 그렇게 비리고 누진 튀김 때문에

 

싫어하던 음식이었는데 사회에 나와서 제대로 먹어보니 

 

이렇게 맛있는 생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구이에 적합한 종류입니다.

 

회로 에피타이저를 하고 구이로 감칠맛을 돋우니, 절로 알코올을 부르는 맛입니다.

 

하지만 모두 차량을 가져온 상황이기에 아쉽게도 환타로 달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피날레. 뼈 매운탕입니다.

 

얼큰하고 깔끔한 국물은 지금까지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황홀한 맛을 선사했습니다.

 

꽤 배가 찼을 법했는데도 밥 한 공기가 뚝딱 들어가는 희대의 밥도둑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주변을 걸었습니다.

 

예전에 학교에 다닐 때도 느꼈지만

 

간혹 바다가 수평선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모습을 할 때가 있는데,

 

물을 오래 보고 있으면 홀릴 때가 있다는 B님의 말대로 조금은 오싹한 기분이 듭니다.

 

 

 

또 하나 놀란 점은 제가 알던 '영진해변'의 모습은 사진에 보이는 카페 중 몇 개만 있고

 

근처 펜션에 숙박 중인 투숙객만 돌아다닐 뿐 사람도 거의 없어 한적한 곳이었는데,

 

어느새 대형 카페들이 즐비하게 진을 이루었고

 

현지인, 여행객 모두 붐비는 곳으로, 마치 '미니 안목해변'으로 거듭나는 듯 활기를 띄었습니다.

 

 

 

 

그중 B님께서 우리를 인도한 곳은 바로 '카페 바우'였습니다.

 

'바우'는 '바위'를 뜻하는 강원도 지방의 방언으로,

 

지역 주민들과 여행객들에게도 영진의 친근한 이미지를 위해 사용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B님이 추천하건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흑임자 라떼' 였는데,

 

저는 기존에 '흑임자'가 들어가는 메뉴들을 시도해 본 바로는 대체로 달짝지근함에 온 비중을 쏟았고,

 

우유와의 조화는 조금 느끼한 쪽으로 발휘되어 오래 마시기 힘든 음료였습니다.

 

그래서 소개해주신 B님께는 죄송스럽지만 

 

주변 대규모 카페들 속에 홀로 자리 잡고 있는 이 작은 곳에 굳이 흑임자를 마시러 올 이유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시그니처라고 해서 주문하게 된 '시그니처 바우커피'

 

연륜이 느껴지시는 여사장님께서 홀로 운영하고 계셨는데

 

커피를 제공하실 때 "꼭 만들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바로 컵을 돌려가며 한 입씩 먹어야 가장 맛있어요!"

 

라고 알려주신 대로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 입을 먹자마자 앞서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모조리 깨버렸고

 

오해해서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로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흑임자의 부드러운 라떼 층이 진한 샷과 어우러져 마치 밀크 초콜릿 같은 새로운 맛으로 창조되었고

 

이 음료를 이루고 있는 어느 한 재료, 어느 한 과정이라도 바뀌면 결코 같은 맛을 구현해 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함 그 자체였습니다.

 

 

 

정말 다른 커피도 물론이지만 특히 '라떼' 종류를 마시고 '이거 정말 대박이다.'라고 평가했었던

 

커피는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 신화를 여기에서 새로 쓰게 되었습니다.

 

강릉은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정도로 자주 오고 대학 다닐 동안 거의 살아왔음에도

 

저를 새롭게 놀라게 하는 곳들이 아직도 이렇게나 많은지 다시금 놀랐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주변에 이렇게나 대규모 카페들이 많은 데도

 

한 자리 제대로 차지하고 자그마하게 운영하고 있는 이곳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만큼 응축되어 있던 사장님의 실력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오죽헌에서 사 온 '사임당 빵'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하루 종일 그렇게 먹고도 이걸 또 먹은 저도 놀랍네요)

 

 

 

 

 

 

[4일차]

 

어느새 4일간의 강릉 여행도 마무리를 짓고 있습니다.

 

A와 저는 체크아웃을 하고 아점으로 짬뽕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초당순두부 마을에 가서 '동화가든'의 순두부를 먹으려 했으나,

 

사람뿐만이 아니라 차까지 웨이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역시 '동화가든'은 여전히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그대로 마을을 빠져나왔습니다.

 

'초당순두부'를 제외하면 '교동짬뽕'이 있죠.

 

사실 전국 어디를 보아도 '원조'라는 말이 너무도 많아

 

진짜 원조가 어디인지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곳은 정말 짬뽕의 원조! '강릉 교동짬뽕 본점'입니다.

 

과연 교동짬뽕 원조의 맛이 어떤지 한 번 들어가 볼까요?

 

(후에 찾아본 결과, '강릉 교동짬뽕 본점'과 '강릉 교동반점 본점' 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둘 다 짬뽕을 먹으러 온 거라서 '세트 1'을 주문했습니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탕수육입니다.

 

튀김옷이 뽀얀 것으로 보아 찹쌀 탕수육으로 튀긴 느낌입니다.

 

덕분에 식감도 나쁘지 않았고 소스도 담백하고 산뜻한 편입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그냥 짬뽕 단품으로 먹기보다

 

탕수육도 같이 곁들이는 게 좋은 선택임을 추천드립니다.

 

 

 

 

드디어 나온 메인 요리 짬뽕입니다.

 

매운 것을 정말 못 먹는 저희 둘이지만, 나름 고전하는 가 싶다가도

 

끝까지 맛있게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게 매운맛'이었습니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은 것이 느껴지며 면에도 간이 잘 배어있어 근래 먹은 짬뽕 중 가장 마음에 듭니다.

 

 

 

특히 이 고기는 면을 다 먹고도 끝까지 찾아내서 먹을 정도로

 

식감이 훌륭했습니다.

 

 

 

 

역시 맛집의 국룰은 연예인들의 싸인이 있어야 제맛이지요.

 

어떤 분들의 싸인이 있는지는 전부 확인해 보지 못했지만,

 

여기가 정말로 '본점'이라는 분위기에 확실히 무게를 실어줍니다.

 

 

 

 

내 멋대로 자유여행 '강릉' - 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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