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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시식평

'서울 신라호텔 더 파크뷰' 극성수기 연말 디너 후기 (ft. 음식 메뉴, 꿀팁) (2)

by 오퓰렌스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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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수기 연말 디너 후기 (ft. 음식 메뉴, 꿀팁) (2)

서울 신라호텔 더 파크뷰


♬ String Quartet No. 62, Op. 76 No. 3 ‘Emperor’ : Ⅱ. Poco adagio (by Haydn)

 

 

 

02로 시작하는 지역번호는 광고나 스팸으로 여기고 거절했는데

같은 번호로 2번 연속 걸려와 속는 셈 치고받았습니다.

정체는 '신라호텔 더 파크뷰'의 안내 데스크였습니다.

 

설마 예약 과정에 무슨 차질이라도 있나 싶어 긴장했는데 

앞서 룸 공간을 주문한 사람이 취소하여

저희에게 추가 차지(charge, 비용) 없이

룸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실 창 밖의 뷰를 살짝 기대했던 터라 0.1%의 고민이 있었지만

입으로는 이미

"아이구 그럼 감사하죠"

라고 답하고 있었습니다.

 

 

 

 

 

 

입장

 

그렇게 앞서 케이크를 보며 상류사회(?)를 체험하던 중

본격적인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저희가 예약한 시간은 디너 2부 (19:45~21:45)로, 

평소보다 세팅이 빨리 되어 조금 더 이른 19:30경에 오픈했습니다.

직원분께 예약자 성함을 말하면

각각 에스코트를 받아 배정되는 형식입니다.

 

 

 

 

 

 

 

이곳이 앞서 배려받은 룸 공간입니다. 

내부 블라인드를 내리고 미닫이 문을 닫으면

훌륭한 방음으로 프라이빗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Tip 1

이처럼 좋은 자리(창가, 룸)의 배정 기회는

먼저 예약한 순서대로 돌아간다는 풍문이 있으니,

예약가능한 일자에 최대한 빠르게 예약하는 것이 

여러모로 많은 이점이 있을 듯합니다.

 

 

 

 

 

 

 

마치 백화점 오픈런을 하듯 자리를 배정받자마자

사람들은 공격적으로 음식 담기에 돌입했습니다.

 

아무리 뷔페라고 해도 맛있는 음식은

때에 따라 매진될 수 있는 일이니

덩달아 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1차 - 해산물

 

다년간 쌓아온 뷔페 짬바로 평균 5 접시를 해치우는

제 루틴을 공유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차                            2차                             3차                             4차                           5차

샐러드, 해산물  >  탄수화물 + 가벼운 육류  >  메인 육류  >  가장 맛있던 음식 리마인드  >  디저트

 

 

오늘도 이 루틴대로 착실하게 골라 담았으나, 

여태 보지 못한 산해진미가 워낙 즐비한 탓에

첫 접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초밥과 회, 해산물 그리고 간단한 샐러드로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합니다.

 

 

 

 

 

대게는 워낙에 많은 사랑을 받는 메뉴여서 2개의 그릇이

금방 동이 날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따로 게살을 빼먹을 수 있는 꼬챙이와 비닐장갑이 있어

우아하게(?) 즐길 수 있는 배려도 해두었습니다.)

 

첫 번째 접시 중 가장 기억나는 음식은

'고등어초밥'과 '랍스터 버터구이'였습니다.

해양전공 출신이지만 개인적으로 '고등어 초밥'은 처음이었는데

고등어 특유의 향이 나면서 고소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별미였습니다.

 

울릉도에서 보고 군침만 흘려야 했던 '딱새우'도

입안에서 당장이라도 튀어 오를 듯 탱글거려

훌륭하게 마무리 한 첫 접시였습니다.

 

 

 

 

 

 

2번째 접시를 채우러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세팅된 '와인'과 '트러플 수프'입니다.

이미 훌륭하다고 정평이 난 트러플 수프를 직접 영접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연말을 제대로 적시자는 의미로 건배 한 잔 올립니다.

 

아쉽게도 유일한 운전자였던 저는 향만 맡을 수 있었지만,

깊고 알싸한 향이 식욕을 돋우고

연말 분위기를 더 고무시켰습니다.

 

Tip 2

레드와인, 샴페인은 직원에게 요청하면 무한리필 가능합니다.

 

 

 

 

 

2차 - 가벼운 육류 + 탄수화물

 

 

어느 정도 입맛을 돋우었으니 본격적인 탐색에 들어갑니다.

이번 접시에서는 사실 이곳에 온 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우 안심스테이크'가 메인입니다.

 

미디엄 레어 등급의 안심스테이크는

그야말로 '살살 녹다'라는 단어 그 자체였습니다.

은은한 그릴향에 파프리카와 소스를 곁들여 한 입 하면

제가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그 정체성을 일깨워주곤 합니다.

 

심지어 이 양질의 재료가 '무제한' 공급이기에

이것만으로도 여기 올 가치는 충분히 입증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라따뚜이와 딤섬, 아시아 롤을 곁들이면

균형 잡힌 한 끼 식사가 완성됩니다.

 

 

 

 

 

 

3차 - 메인육류

 

 

메인 육식에는 '베이징 덕'과 '양고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시그니처 메뉴로 정평이 난 두 메뉴를 한 접시에 담아 즐겨봅니다.

 

예전에 북경에서 먹었던 그 느끼한 베이징 덕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담백한 '수육'느낌의 베이징덕은 씹을수록 고소함을 더했고

양고기는 전혀 거슬리는 냄새 없이 완벽한 식감과 맛을 자랑했습니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신라호텔 더 파크뷰의 시그니처 메뉴로 추천해 왔는지

단 번에 이해되는 맛이랄까요.

 

 

 

 

 

 

4차로 넘어가기 전 트러플 수프를 비로소 개시했는데

왜 이걸 이제 먹었나 싶을 정도로

가장 완벽한 음식이었습니다.

 

포함된 모든 식재료의 맛을 잘 살렸고

식감 또한 부드럽고, 고소해

압도적인 중독성을 갖춘 위험한 맛이었습니다.

 

어느 미사여구를 더해도 부족하지 않았던 맛이라

배만 안 부르면 이걸로만 세 그릇 비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4차, 5차 - 디저트

 

원래 4차는 그동안 맛있었던 최애 음식을 다시 한번 즐기는 구간이라는

기존의 법칙을 깨고, 디저트로 바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룸을 나서면 자꾸 눈앞에 보이는 '디저트 존'을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고기 메뉴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디저트 성지로도 저명한 서울 신라호텔의 디저트는

서로 다른 메뉴로 2, 3 접시를 담아도 다 못 채울 정도입니다.

 

각종 케이크와 마카롱, 제철 과일과 푸딩은

가히 최고의 신선도를 보여줍니다.

 

 

 

 

 

6차 - 커피

 

놀랍게도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직원에게 요청하거나, 2군데 존재하고 있는 바에 가서

커피를 요청하면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의 

4가지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하여 즐길 수 있습니다.

 

예전 바리스타의 길을 처음 걷고자 했을 때,

호텔 바리스타의 모집요강도 본 적 있는데

대부분 상당한 경력을 요할 만큼 실력 있는 인재를 찾고 있었습니다.

헌데 대한민국 최고라 불리는

신라호텔의 바리스타는 과연 어떤 경지일까요.

 

 

크레마는 어떤 요술을 부렸는지

로마에서 마셨던 황금 크레마를 5년 만에 다시 영접했고

에스프레소 크림으로 라떼를 올린 듯

부드럽고 담백한 향이 났습니다.

 

D가 주문한 카푸치노도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완벽한 밀크폼에

아트까지 수놓은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벤트, 서비스

 

식사가 무르익을 때 즈음 

직원분들이 테이블마다 돌면서 즉석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저희 방에도 직원 한분이 들어오셔서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단체 사진을 찍어주셨습니다.

 

식사를 마칠 때 즈음 위 사진처럼

간이 액자를 만들어 보관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게 되어

모두가 감동했던 순간입니다.

 

게다가 저희 룸을 담당했던 직원분이

평균 10~15분마다 한결같이 웃으며 방문을 열고 들어와

접시를 치워드릴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물어주셔서

나중에는 미안할 정도로 서비스에 진심을 느꼈습니다.

 

 

 

 

 

결론

 

신라호텔 더 파크뷰에서의 시간은

 

"비싸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은 분명히 그에 맞는 값을 지닌다."

라던 누군가의 명언이 입증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끼 식사로 지불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특별함을 선물하고

그들과 함께 잊지 못할 순간으로 장식하고 싶다면,

다시 한번 기꺼이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입구에서 은은한 야경을 뽐내고 있는

영빈관의 모습을 보며 가장 황홀했던 연말의 저녁을 마무리했습니다.

 

 

 

2023년 한 해도 다사다난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무탈하게 이겨내 온 만큼

새로운 해에는

새로운 마음, 새로운 기운으로 

더 좋은 결과로 그려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오퓰렌스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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