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오퓰렌스] 내 멋대로 자유여행 '울릉도' - 4편 (마무리)

by 오퓰렌스 2021. 8. 17.
반응형

[3일차]

 

 

오늘도 두 주인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아침 산책길을 나섭니다.

 

아침에 마주한 것은 두 번째이지만 늘 봐왔던 것처럼 반갑게 다가와 준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오늘은 어제와 반대방향인 아래쪽으로 내려가 해안을 거닐었습니다.

 

역시 테트라포드를 만드는 작업장 옆에 있다 보니 여러 모습의 방파제를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침에도 야생적인 울릉도의 해안은 힘찬 기운을 안겨줍니다.

 

상쾌한 마음으로 해안선 끝까지 가보려 했으나, 중간에 비가 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피하며 귀가했습니다.

 

 

 

어제 남은 고기로 간단하게(?) 식사를 만들어 든든히 아침 배를 채웁니다.

 

어제 사 온 호박빵도 제법 맛이 좋아, 한 판을 다 해치웠습니다.

 

 

 

3일 차의 일정은 '독도 관람'으로 통째로 잡았습니다.

 

배를 타고 가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섬 근처에 밝은 시정으로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고

 

입도하는 것은 무려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렵다는 독도이기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렌트카를 반납하고 배 출발 시간까지 저동항 근처에서 기다리는 동안 '저동커피' 안에서 여유를 취했습니다.

 

내부에는 커피음료뿐만 아니라, 명물인 '먹물 아이스크림', '호박 아이스크림'도 맛볼 수 있고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는

 

그야말로 섬을 나가기 전 반드시 들러야 할 핫 플레이스였습니다.

 

 

 

 

기념품이 여러 가지 있었지만 저는 보통 관광지의 '마그넷'을 주로 수집하는 편이기에

 

울릉도와 독도 하나씩 해서 총 2개 구매했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사진이 그것인데, 총 2만 원 소요되었습니다.

 

(비...비싸....!!!)

 

 

 

'오징어 먹물아이스크림'은 여러모로 훌륭했습니다. 기존에 생각했던 짭짤한 맛이 아니라

 

약간의 초코가 가미된 듯 풍미 깊은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과자도 먹물을 입힌 듯 칠흑 색으로, 시각적으로도 세련된 명물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모로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입니다.

 

 

내부에 한 기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붙어있는 방명록이 그 존재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 이런 것을 보면 그냥 지나가곤 했지만 오늘은 기록을 남기고 싶어 졌습니다.

 

 

 

가족 모두 덕담과 글을 적어 벽의 한 부분 부분을 장식했습니다.

 

 

 

단, D만 제외하고 말이죠.

 

어떤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아직은 미완성이라 잘 분별되지 않습니다.

 

(비틀즈...?)

 

 

 

현포 전망대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보고 그린 거라고 합니다.

 

앞서 비틀즈로 오해했던 인물은 저를 그린 거라고 합니다.

 

(오해해서 미안타)

 

 

 

그래도 배에 오르기 전에 점심은 먹어야겠다 싶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들어갈 때는 몰랐는데 카페 외관에 위 사진과 같은 동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오징어가 명물인 울릉도인만큼 오징어의 머리를 형상화한 동상이 재밌습니다.

 

 

 

멀미를 할 수 있으니 명이나물 김밥과 떡볶이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승선 준비를 합니다.

 

 

 

배에 오르기 전에 태극기를 구매했습니다. 그래도 수집한 정보로,

 

독도에 입성하기 전에 태극기를 많이들 구입한다고 해서

 

합법적 국뽕을 장착합니다.

 

그리고 이젠 항해의 필수품이죠. 멀미약도 한 발 장전하고 배에 올랐습니다.

 

 

강릉에서 울릉도에 올 때는 울릉도에 관련된 예능의 영상이 계속 나왔었는데

 

독도로 가는 배안에서는 독도에 관련된 홍보영상이나 역사저널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알고 가는 우리 땅 독도에 대해 더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독도로 가는 동안의 멀미는 꽤나 거셌습니다.

 

멀미약을 복용했지만 M께서 심한 메스꺼움을 호소하셨고 곁에서 간호드리며 어서 멈추기를 기다렸습니다.

 

배가 울렁거리긴 했지만 멀미약 덕분에 한 번도 잡아 본 적 없던 '멀미 봉투'를 처음 잡았다가 놓았던 것도

 

바로 이 시간이었습니다.

 

 

 

이윽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현재 기상이 양호하여 접안 및 입도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비장하고 설레는 방송입니다.

 

미신이지만 조상님들의 덕이 3대째 이루어졌는지도 확인해 보는 순간이었기에 더 긴장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승선을 허락하는 방송만을 기다리며 침을 삼켰습니다.

 

선체에 전해지는 진동으로도 수 차례의 정박 시도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으나,

 

역시 여전히 높은 너울성 파도로 인해 입도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일순간 탄식을 내뱉으며 마치 8강에 떨어진 축구경기를 보듯 풀이 죽은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조상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 소견으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세계 탑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인들은

 

역시 이대로 가만있을 순 없다시피 독도가 보이는 쪽 창문에 무섭게 달라붙어 셔터 세례를 갈겼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후 누군가가 "밖에 문 열렸다!"라고 외치는 소리와 함께

 

객실 내의 90% 정도 되는 인파가 순식간에 뒷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정말 왜 '빨리빨리'의 나라인지 실감케 하는 순간입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독도를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준비해 온 문구나 깃발을 펼쳐 셀카를 찍는 분도 있었고,

 

연신 섬만 찍어대는 사람, 다른 사람을 찍어주는 여유까지 있는 사람 등

 

모두가 '독도'라는 존재에 일순간 매료되어 그야말로 무아지경의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바이킹을 연상케 하는 배의 흔들림은 여전히 달팽이관을 괴롭히고 있는 상태로,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지기란 여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도 나름 신경 써서 구매해 온 태극기를 꺼내어 멋진 샷을 남겨보려고 시도해보았으나

 

결과물은 처참했습니다.

 

때문에 일찌감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독도 본연의 모습을 담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연안의 바다도, 본 섬 자체의 모습도, 심지어 하늘까지 아름다울 정도로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독도를 보고 있자니 너무 벅차올라 끓어오르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진으로만, 말로만, 노래로만 우리 땅이라고 알아 온 독도를 실제로 보고 있자니

 

관심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며 반드시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불철주야 독도의 안위를 지키고 있는

 

독도 경비대원들의 노고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회항하는 고동이 울리고 직원분들의 제재가 있기 전까지 사람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그만큼 모두가 '한국인'이라는 공동체로 하나가 된 듯한 느낌도 받아 재밌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시 3시간 정도를 달려 울릉도에 잠시 경유했습니다.

 

M께서는 비로소 울렁거림을 멈추고 안도하시며 컨디션을 회복하였습니다.

 

우리가 인파에 섞여 들어가 독도에 미쳐있던 순간에도 M께서는 멀미로 고생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그 아쉬움이 덩달아 전해져, 수없이 촬영한 독도의 사진을 한참이나 보여드렸습니다.

 

 

 

잠시 체류하는 동안 저와 D는 아쉬운 대로 구매해온 태극기를 활용해 사진을 남겼습니다.

 

제가 원했던 독도의 인증샷은 아마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약 50분밖에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저녁을 간단히 먹었어야 했는데

 

저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편의점을 탈탈 털어 저녁을 순식간에 해결했습니다.

 

빈속으로 갈 수도 있었으나 이렇게 쫄깃한 타임어택을 한 이유는,

 

 

 

 

바로 마지막 멀미약 한 잔을 위해서였습니다.

 

곧이어 이어질 항해는 바로 강릉으로 향하는 귀국행 배였습니다.

 

(귀국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울릉도의 옛 지명이 '우산국'이었다는 점에서 비롯해 사용한 위트이나,

 

정말 예전에는 다른 나라로 구별할 정도로 멀리 느꼈을 거라 생각하니 실감이 났습니다.)

 

 

 

 

마지막 돌아오는 배는 맨 앞자리에서 비행기 비즈니스 석 못지않은 안락함을 주었고

 

배의 흔들림도 가장 적었으며 영화도 두 편이나 보여주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항해였습니다.

 

배도 저희의 귀환을 축복하듯 비로소 잔잔한 여행을 선물해주어 기분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이미 어두워진 강릉에 도착했지만 육지가 이렇게나 반가울 정도로

 

오랜 항해를 하다 보니 한 편으로 뱃사람, 선원들의 고충을 이해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귀환자들을 축하하듯 안목해변 저 멀리에서 누군가가 쏘아 올린 폭죽이 터지고 있었습니다.

 

 

 

 

저도 가족에게 드리는 선물로 '순두부젤라또'를 쏴서 모두가 이 훌륭한 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첫날에 약속한 대로 맞이한 완벽한 피날레입니다.

 

 

 

하루 종일 8시간의 항해, 4시간의 드라이브를 거쳐 집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2박 3일의 일정을 마친 울릉도 여행은 그 기간 동안 느꼈던 바다의 비릿함 만큼이나

 

진하게 우리들의 가슴속을 그리움으로 채웠습니다.

 

왜 이장희 씨가 울릉도를 노래하고 고향으로 삼았을 만큼 그리워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려 합니다.

 

 

 

여러분들도 아름다운 자연과 토속적인 한국의 맛.

 

그리고 소중한 우리의 땅 '독도'를 만나 볼 수 있는 대한민국의 섬 '울릉도'로 많이 여행 가시길 바라며

 

이상으로 글을 마치는 오퓰렌스의 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록

◎ 울릉도 코스 정리

 

1일차: 집 -> 강릉항 -> 울릉도 저동항 -> 울릉도 렌트카 사무실 -> 신비섬횟집 (물회) -> 오브레 (오징어먹물빵) -> 관음도 -> 카페울라 -> 울야식당 (쌔깜징어 튀김, 해물라면, 차돌박이 숙주볶음, 울라호박에일) -> 더함하우스 (밀크티) -> 저동항 -> 촛대바위 -> 인앤인펜션

 

2일차: 봉래폭포 -> 풍혈 -> 주사곡휴게소 (감자전, 단호박식혜, 삼나물무침) -> 행복한 꽈배기 (꽈배기, 유자앙금도넛) -> 울릉천국 -> 현포전망대 -> 기념품 (호박빵, 호박조청) -> 남양항 부근 해변 -> 저동항 -> 행남해안산책로 (폐쇄)

 

3일차: 저동커피 (먹물아이스크림) -> 저동항 -> 독도 -> 저동항 -> 강릉항 -> 순두부젤라또 2호점 (티라미수 젤라또) -> 강릉대관령휴게소 -> 집

 

* 맛집 표시 예: 그저그럼 or 일상적 / 시도해볼법  / 핵존맛

 

 

 

 

 

 

◎ 사진으로 보는 맛집, 디저트

 

왼쪽위 부터 순서대로 - 신비섬횟집 물회, 울야식당 쌔깜징어튀김, 울야식당 해물라면, 울야식당 차돌박이 숙주볶음, 주사곡휴게소 감자전, 주사곡휴게소 삼나물무침, 명이나물, 삼겹살, 저동항 명이김밥

 

 

왼쪽위 부터 순서대로 - 오브레 오징어먹물빵, 울야식당 울라호박에일, 더함하우스 밀크티, 주사곡휴게소 단호박식혜, 행복한꽈배기 유자앙금도넛, 호박빵, 삼겹살+삼나물무침, 저동커피 오징어먹물아이스크림, 강릉순두부젤라또2호점 티라미수젤라또 (이건 못 참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