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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시식평

불멸의 여수 맛집 '여수 딸기모찌'

by 오퓰렌스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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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케이블카에서 진정한 '여수밤바다'를 본 이후로

여수에 있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 광경을 보고 있자니 말이지요.

저 멀리에 어제 탔었던 케이블카가 벌써부터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수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기에 며칠간 벼뤄두었던 기념품을 

드디어 싹쓸이할 타이밍 입니다.

해외, 국내를 막론하고 정립된 이 습관은 관광에는 관광에 집중,

쇼핑때는 쇼핑에 집중할 수 있어 가장 효율적인 메뉴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여수 디저트, 선물을 검색하면 1위로 노출된

'여수 딸기모찌' 입니다.

이곳은 1968년 오사카에서 처음 모찌기술을 전수받아 시작한 외할머니의 손맛을

3대째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수에만 총 2개 점포가 있는데, 

그 중 이곳이 본점이라니 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다만, 재래시장과 광장을 끼고 있어 근처에 주차하기 조금 복잡한 곳이니,

마음편하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수원조딸기모찌서녹씨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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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lace.naver.com

< 여수 원조딸기모찌(본점) >

 

 

 

 

 

 

 

꽤 이른 시간임에도 가게 앞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수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디저트, 음식들이

전부 이 근처에 포진되어 있어 웨이팅 거리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한 편으로 이곳저곳 갈 필요 없어 여기에서 전부 구매해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지인의 입장에선 제법 성가신 동네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중 저희가 기다려야 할 '여수 딸기모찌 본점'의 줄은

그 명성만큼이나 가장 길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초상권을 지켜드리기 위해 여수 딸기모찌의 줄 사진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인산인해를 이루는 광경이 익숙한 듯 직원들의 통제가 질서정연했고,

덕분에 혼란, 혼선 없이 깔끔하게 루틴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과연 4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해 온 짬밥이 느껴집니다.

 

가게 기둥에는 여수 딸기모찌의 굵직굵직한 역사가 기록되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 않도록 천천히 읽어내려갔습니다.

 

 

 

 

 

이런식으로 주문을 기다리는 줄은 길 반대편에 몰아서 서 있고,

주문을 할 차례만 매대 앞에 접근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구분짓고 있습니다.

덕분에 기다리는 동안에도

어떤 메뉴들을 취급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보고 미리 골라둘 수 있습니다.

 

일행은 저를 포함해 전부 꽤 입맛이 까다로워서 적당히 달고

적당한 식감의 디저트를 찾고 있었는데

모찌야 말로 모두의 입맛을 호불호 없이 충족시켜줄 해답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에 생과일이 들어가 있는 모찌라뇨!

순서가 가까워질수록 흥분을 주체하기 어렵습니다.

 

 

 

 

 

 

드디어 영접의 기회를 받아 영롱한 매대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우리 순서가 되었을 때도 이미 뒤를 이은 수많은 눈들이

저희들의 뒷통수만 바라보고 있었기에

재빨리 주문하고 비켜줘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일행은 미리 나눈 역할대로,

2명은 주문을 하고 1명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찌는 생각한것보다 정말 다양한 옵션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기성품으로 4가지, 3가지 정도로 나누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안에 들어있는 과일과 크림, 떡의 맛까지도 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커스텀으로 고를 수 있으니 선택의 기로가 매우 다양해져서

미리 어느 정도 정했음에도 막상 고르는 데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사진 담당이었는지라 뭘 골랐는지도 모르고 헐레벌떡 포장해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모찌를 구매하면 이렇게 귀여운 가방을 주는데,

외부는 천 재질로 되어 있고 내부에 보냉백 재질로 되어 있어

장거리 여행자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현장에서 주문하지 않아도 전국 어디든 온라인 주문으로 받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현장의 맛을 가져오는 것이 여행자의 전리품 아니겠습니까.)

 

 

 

 

 

집에 와서 가방을 열어보니 그 안에 또 종이 박스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박스에 쓰여져 있는 글귀나, 브로셔, 포크 등을 보고 있자니

정말 세심한 배려가 어디서든 느껴집니다.

소박하지만 정갈하고 귀여운 느낌이 들어 괜히 여수 선물 1위가 아닐까 합니다.

 

 

 

 

 

총 3박스 정도 구매했지만 2박스는 지인들에게 선물용으로 킵해두고

소비(?)용 한 박스를 뜯어보았습니다.

백앙금 5개 + 팥앙금 5개 조합으로 클래식하게 골랐다고 합니다.

팥앙금은 약간 녹색빛을 띄고 있어 '찰떡아이스'를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 입니다.

(마침 제가 그걸 아주 좋아하는 데 말이지요.)

 

 

 

 

 

이런 디저트는 한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요.

칼로 조심스레 반을 갈랐는데

정말 하우스에서 갓 수확한 딸기를 보는 듯

싱싱하다 못해 '살아있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한 입 베어물어 과즙과 달달한 팥의 바디감을 느껴보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무릉도원의 나무에 열려있는 과일이 바로 이거 아닐까요?

 

 

 

 

백앙금도 팥앙금과 달리 부드럽고 마일드한 맛을 내면서

딸기의 맛은 더 생생하게 살렸습니다.

생과일이 신선하게 보존되어 있는 기술도 놀랍지만

과일과 팥 그리고 떡이 이렇게나 완벽한 조합을 이룬다는 사실이

더 경이로웠습니다.

 

결론은 웨이팅을 2배 길게 기다리는 일이 있더라도 무조건 3박스 이상 쌓아놓고 먹어야 하는

여수 디저트 1위로 인정할만 합니다.

 

오늘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여수 딸기모찌를 소개드리며,

여러분도 기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칩니다.

(보고있자니 또 침고이네요.)

 

오퓰렌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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