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퓰렌스 입니다.
무더위와 폭우 속에서 변화무쌍하게 적응해야 하는 요즘.
이런 대자연 앞에 인간은 아무 존재도 아니라도 말을 간혹 듣게 됩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요.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무더위에는 에어컨이라는 것을 발명해 쐬는 등
아마 예전에는 이보다 더한 기후에,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그 후손을 이어온 것을 생각하니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지난번 강릉 여행을 같이 했던 A와 시내에서 만나 잠시 거리를 거닐다가 식사를 하고
둘 다 식후 담배는 하지 않으니 식후 커피를 당길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A의 집에서는 꽤 멀긴 하지만 저희 동네의 핫플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어서
넌지시 어떻겠냐 물었습니다.
그는 이견 없이 곧바로 동남지구로 차를 몰았습니다.
동남지구에 위치한 '페리데스'는 무려 대한민국에 딱 3점포 밖에 없을 정도로 유니크 한 카페입니다.
(그중 한 곳이 '청주'에 있다는 것, 그것도 저희 동네인 '동남지구'에 있다는 것!!)
하기야 규모가 워낙에 크다 보니 웬만한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지을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홀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한눈에 보일 정도로
호화로운 샹들리에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외관으로 봤을 때 붉은빛으로 되어 있는 큰 저택 느낌의 대문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판타지 영화에 나올 법한 비주얼로,
삐걱거리는 효과음을 내며 열릴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산책으로 오가면서 볼 때도 처음엔 해리포터 느낌의 테마 카페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곧바로 홀을 가로질러 바 쪽으로 걷다 보면 베이커리 존을 지나치게 됩니다.
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지나칠 때도 있더군요.
오늘은 점심을 너무 푸짐하게 먹어서 더 이상의 씹어 삼킬만한 음식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한다는 위의 신호 덕에
빵 값은 제대로 굳었습니다.
(여기는 브래드 바스켓이 없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메뉴판은 나름 직접 디자인하고 주변에 미니 드라이플라워도 붙이고 한 것을 보면
나름 시그니처 틱한 느낌을 주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글씨체까지도 꼼꼼히 살펴보는 식인데,
글씨체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런 디자인에는 돋움이나 고딕체를 써도 괜찮을 법했는데
'굴림체'를 써버리는 바람에 자세히 보면 감성이 다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뭐 그렇다고 메뉴판 보고 커피 마실 것은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저와 A 모두 시그니처 커피인 '비스타 레드'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고르는 것을 보고 따라 고르겠다던 A의 선택이었는데 과연 입에 맞을지 제가 더 걱정되는 순간입니다.
커피머신 쪽 부근에 다음과 같이 스틸 판을 세워두었습니다.
얼마나 반짝반짝하게 닦아 놓았는지 거울처럼 비춰볼 수 있을 정도로 영롱한 자태였습니다.
커피머신은 어떤 걸 쓰는지 보려 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홀을 거쳐 2층 계단으로 가던 중 시선을 빼앗는 벽 책장입니다.
그냥 사진만 찍고 지나치는 바람에 소품인지 실제 읽을 수 있는 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런 감성들이 더욱 '해리포터' 감성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조금 불편한 편이었습니다.
계단 한 칸과 한 칸의 사이가 꽤 높아서 어린이들이나 어르신들은 오르기 힘들어 보이는 구조입니다.
젊은 층 이더라도 음료를 쟁반에 받춰들고 올라가면 많이 위태로울 듯합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를 대비해, 페리데스 에서는 매장 외곽 건물 복도의
엘리베이터를 이용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건물 복도로 나가면 화장실도 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화장실의 경우엔 공용이다 보니 휴지가 없었지만
페리데스 매장 내에 화장실 휴지를 구비해 놓는 등
불편한 부분을 충분히 상쇄시키는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층의 테마가 호그와트 도서관 느낌이었다면,
2층의 테마는 호그와트 가는 기차 안을 모티브로 한 듯합니다.
기차 객실처럼 만들어 놓은 벽면 좌석들과 그 옆에 티비를 차창 풍경처럼
디스플레이로 꾸며놓아 더 그런 감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사진에 보이는 음료가 제가 주문한 '비스타 레드'입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거의 대부분의 대형 카페에서 '시그니처 음료'라고 밀고 있는
메뉴는 아예 양이 적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시도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지금껏 많은 카페를 가 보았지만 하나 같이 '시그니처'는 양이 적었습니다...
페리데스도 그 징크스를 피할 수 없었는데,
다행히도 맛은 훌륭했습니다.
달짝지근하게 간이 되어 있는 상부의 우유 크림이
쌉싸름한 라떼의 맛을 제대로 잡아 주어 제법 잘 어우러졌습니다.
나름 와인잔을 들 듯이 우아하게 마실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전반적인 감성과도 잘 어울립니다.
오늘은 도심 속 호그와트 감성 '페리데스' 에 와 보았는데요,
전국에서 3군데밖에 없을 정도로 쉽게 볼 수 없는 감성의 베이커리 카페이니 만큼
방문해 볼 만한 가치는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음료를 주문하실 때 '시그니처 커피'는 양이 적다는 것과
계단이 올라가기 힘드시면 매장 내 쪽문을 열고 건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실 수 있다는 점,
방문 시 참고해주시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되실 듯합니다.
오늘도 모든 것을 구석구석 리뷰하는 오퓰렌스 였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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