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퓰렌스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지 않아 자주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특별한 순간에는 빠지지 않는 편입니다.
그리고 정말 가끔은 유독 술이 '당기는' 날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풀 회포가 많다면 그만한 술안주가 없지요.
오늘은 그런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릴 곳을 한 곳 소개드리려 합니다.
막창먹고 싶은 날 여기로 올래? 청주 남이면 '막창먹어러갈래'
친구의 거주지가 최근 남이면으로 옮기게 되어 근처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동했습니다.
그가 제게 "막창 좋아하냐? 막창 먹을래?" 묻길래 본디 술안주로 여겨 자주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왠지 괜찮겠다 싶어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게 된 이곳 '막창먹어러갈래' 입니다.
'막창'을 위한 곳임을 이름에서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내용과 목적에 충실한 곳입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조금 작은 평수로 생각했지만 내부에 들어서니 꽤 넉넉한 홀이 펼쳐졌습니다.
좌석은 포차 형식의 철판 테이블로 되어 있었는데
이것도 지금껏 해외에서는 보지 못한 한국만의 스타일로,
독창적이고 향토적인 감성을 줍니다.
밑반찬과 막창이 거의 동시에 세팅되었습니다.
보통 밑반찬을 에피타이저로 즐기고 있으면 메인이 나오는 식인데
아예 메인과 같이 즐길 수 있으니 오히려 좋습니다.
막창을 자주 먹지 않아서 그런지 이곳의 쌈장은 조금 더 특이한 느낌입니다.
약간 건더기가 보이는 가볍지만 깊은 풍미의 쌈장으로, 기름진 막창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맛입니다.
그리고 콩나물국은 아직 술을 곁들이지 않았음에도 벌써 해장이 될 만큼 얼큰한 맛을 자랑했습니다.
콩나물 외에 다른 토핑은 없을 정도로 클래식한 맛이지만,
최소한의 재료로 본연의 맛을 커버할 정도로 고수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메인 막창의 비주얼입니다. 처음에는 딱 막창만 덩그러니 있어서 너무 단조로운 느낌이다 싶었는데
사장님이 옆에 있던 채소 그릇을 불판에 훅 엎어 제대로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제가 알던 풍성한 비주얼이 갖추어졌습니다.
어느새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막창을 한 점 들어 소스 없이 한 입 했습니다.
그러자, 감칠맛이 도는 고소함과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입안에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살코기와는 또 다른 향미에 식욕이 왕성하게 돋워졌습니다.
하나의 맛보다 또 다른 맛이 추가되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세팅된 밑반찬을 한 번씩 전부 시도해서 곁들이면, 나에게 가장 맞는 옵션을 찾게 되고
그때부터 맛의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한 템포 늦게 나온 계란찜입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반가울 정도로 향긋한 내음을 풍기며 끓고 있습니다.
당장 허겁지겁 퍼먹고 싶지만 지금 한술 뜨면 맛있는 계란찜이 아니라
용광로의 쇳물을 머금는 기분일 테니 참아주도록 합니다.
뚝배기의 우수한 보온력에 한참이나 끓고 있던 숨이 푹 가라앉고 나서야 뽀얀 노란빛이 제대로 보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계란찜이 메인 요리에 서비스로 따라 나오는 곳도 역시 한국이 유일무이합니다.
이렇게나 훌륭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점에 감사하며 계란찜을 영접합니다.
친구와 잔을 부딪히고 대화를 나누면서 막창에 취하고 술김에 노곤해질 때 즈음
라면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그가 여기 왔으면 이건 꼭 먹고 가야 한다며 주문했는데
과연 현지인의 판단은 옳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이 맛을 모르고 그냥 갔으면 어쩔 뻔했다며
극찬과 동시에 반을 흡입했습니다.
그도 질세라 치열하게 먹은 탓에 언제 먹었냐는 듯 맛도 제대로 못 느끼고 한 냄비를 비웠습니다.
서로 상의할 것도 없이 한 냄비 더 주문해서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맛을 음미했습니다.
얼큰한 음식 종류 중 특히 라면은, 술을 마신 후 해장을 위해 먹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 논리는 틀렸습니다. 오히려 술맛을 돋우는 바람에 주량이 위태로울 정도로 먹고 마시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황홀한 식사를 맛보게 해 준 그에게 감사를 표하며
근처에서 정말 마무리 해장으로 아이스크림 한 개씩 물고 헤어졌습니다.
세상에 즐거운 일 하나 없고 기운 없을 때 이곳의 막창 한 상과 라면이라면
고단했던 하루를 위로받고 텅 빈 마음을 희망으로 채워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막 잔은 오늘 하루도 고생 많은 여러분들을 위해 건배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오퓰렌스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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