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독한 시식평

[오퓰렌스] 용암동에서 느낄 수 있는 보은의 정 청주 용암동 '보은뚝배기해장국'

by 오퓰렌스 2021. 9. 7.
반응형

안녕하세요 오퓰렌스 입니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부쩍 날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벌써 반팔 위에 걸쳐야 할 옷을 찾아야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외투의 두께는 점점 더 두꺼워지겠죠.

 

자연의 모습이 변하듯 사람의 의복도 그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시간의 흐름이 더 빠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앞서 의복을 잠시 언급했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변하는 것은 비단, 옷뿐만이 아니라

 

유독 다채로운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도 빠질 수 없죠.

 

하지만 기묘하게도 겨울에 많이 찾을 법한 음식을 오히려 여름에 더 찾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식당 중 한 곳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용암동에서 느낄 수 있는 보은의 정 청주 용암동 '보은뚝배기해장국'

 

 

 

청주 교외에는 '보은'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결초보은'이라는 사자성어를 고장의 모토로 정하고 있으며 대추가 유명한 고장으로,

 

연중 끊임없는 정을 느낄 수 있는 다정한 고을입니다.

 

하지만 역시 교외에 위치한 탓에 차가 없으면 접근하기 힘든 점과,

 

그 때문에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으면 자주 가지 않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은의 정을 도심에서도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요?

 

보은의 대추야 어디서든 맛볼 수 있지만 찐 보은의 정을 느끼려면 음식을 맛봐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들어갈 곳은 용암동에 위치한 '보은뚝배기해장국' 입니다.

 

 

 

이곳은 무려 제 모교 거의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25살이 넘어서야 처음 방문했습니다.

 

심지어 오게 된 계기도 타 동네에 거주하는 A가 소개해줘서 같이 왔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기는 A가 저희 동네로 왔을 때 밥을 먹게 되면 무조건 오는 코스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역시 그가 제 동네로 온 김에 이곳을 들렀습니다.

 

둘 다 '알쓰'라서 진짜 해장하러 온 경우는 한 번도 없지만

 

해장국이나 국밥을 좋아하는 점만 닮아 오래도록 같이 즐겨 찾고 있는 단골 맛집입니다.

 

 

 

맛집이 가지고 있는 소양 중 한 가지는 바로 '한결같음' 이죠.

 

몇 년째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음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도 당연히 처음 왔을 때 그대로입니다.

 

심지어 주변의 현지분들이 자주 오는 것 까지 변함없는 맛집입니다.

 

A는 이 동네에 거주하는 저보다 더 현지인처럼 "뼈 두 개요~" 하고 능숙하게 주문을 때립니다.

 

 

 

하지만 앞서가야 할 부분은 가장 솔선수범해서 지키는 모습에 더욱 두터운 신뢰를 안겨줍니다.

 

테이블마다 손세정제가 비치되어 있고 수저 덮개를 사용하는 등,

 

위생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더 안심하고 맛있는 국밥을 영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마침 흰 계통의 옷을 입고 온 지라 앞치마를 찾고 있었는데 사장님의 센스가 더 빨랐습니다.

 

물티슈와 함께 놓이는 앞치마만 보았는데도 왜 이렇게 설레는지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뼈해장국'이 자태를 드러냈습니다.

 

A 덕분에 처음 이곳의 뼈 해장국을 접하면서 마치 '감자탕'의 축소판 같지만

 

극강의 가성비를 보여주고 감자탕만큼 든든하기까지 해

 

이곳에 오는 목적은 이것을 먹기 위한 암묵적인 동의까지 있을 정도로

 

트레이드 마크인 녀석입니다.

 

 

 

이 거대한 뼈의 자태를 보십시오.

 

저 아담한 뚝배기에서 나왔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비주얼입니다.

 

그런 뼈가 최소 3, 4개는 들어있으니 든든하지 않을 수 없겠죠.

 

보기만 해도 벌써 군침이 고입니다.

 

 

 

메인 음식과 거의 동시에 차려지는 사이드 반찬입니다.

 

국밥은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토핑도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사실 국밥 자체가 완벽한 맛을 하고 있다면 많은 가짓수의 토핑은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마치 사자가 반려를 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이것은 한국인의 특성 일지는 몰라도 가까운 친척, 심지어 아무리 가족이라도

 

국밥 먹는 습관이 조금씩 다를 정도로 국밥의 종류만큼이나 먹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주관적인 글만 취급하는 오퓰렌스의 취지에 맞게

 

제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장 맛있는 먹는 방법을 소개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튼실한 뼈에 붙어있는 살들을 꼼꼼히 발라줍니다.

 

처음에는 큰 덩어리만 뜯어내고 나머지 떨어지지 않는 부위는 뼈를 그대로 들어 입에 가져다 대곤 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는 듯 젓가락 선에서 모든 살을 분리해 냅니다.

 

나이가 먹을수록 이런 잔기술도 늘어가는 걸 보고 있자니 나름 재밌습니다.

 

 

 

그리고 뼈를 골라낸 다음 과감하게 밥 한 공기를 모두 투하 후 섞습니다.

 

그 국밥을 공깃밥 그릇에 다시 조금씩 덜어 식혀 먹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밥'을 먹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심지어 이 방법을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 친구들에게도 소개했을 정도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소견입니다.)

 

 

 

굳이 이 방법을 권투에 비유하자면 저는 상대에게 완전히 파고드는 인파이터 기법이지만

 

A의 초반은 전형적인 아웃복서 스타일입니다.

 

공깃밥을 시켜서 국밥을 반찬처럼 밥 따로 고기 따로 건져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렇게 먹어도 배가 부른 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고기를 다 먹을 때 즈음 여유롭게 한 공기를 더 시켜서

 

뚝배기에 투하하고 이미 다 식은 상태의 국밥을 빠르게 흡입하는 마무리로 장식합니다.

 

 

 

그래서 항상 그의 자리에는 사진처럼 두 개의 공깃밥 그릇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모든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A가 저희 동네로 놀러 오면 어김없이 먹으러 오는 보은 뚝배기 해장국이지만,

 

그만큼 언제 들러도 보은의 정이 느껴지는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 한 그릇에

 

영혼까지 채워지는 기분입니다.

 

 

 

이 글을 보시고 여러분도 한 끼 든든한 식사로

 

기분 좋은 하루의 마무리를 짓는 시간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오늘도 현지인이 인정하는 찐 맛집만 소개드리는 오퓰렌스.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