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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시음평

[오퓰렌스] 마치 집에 온 듯한 공간. 사창동 감성 카페 '동감'

by 오퓰렌스 2021.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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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퓰렌스 입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의 의미에는 무고하고 평온한 삶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은 잔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도 물론 좋지만 

 

가끔씩은 일상에 약간의 파동을 줄 수 있는 자극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새 영감을 받아 새로운 창조를 해낼 수 있게 되고 

 

멈추지 않는 향상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은 늘 가던 곳이 아닌, 처음으로 제가 살고 있는 도시의 카페를

 

무려 지인에게 '추천'을 받아 찾아본 후기를 전해 드리려 합니다.

 

 

 

 

마치 집에 온 듯한 공간. 사창동 감성 카페 '동감'

 

 

청주 충북대 중문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을 한적하게 걷다 보면 문득 이런 간판을 보게 됩니다.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동감'은 가정집 컨셉의 아늑한 카페로,

 

골목에서 마주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주변의 주택들과 위화감 없이 어우러져 있다는 점에

 

현장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독특한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주변과 조화롭지 않으면 어색함이 들기 마련인데

 

'동감' 카페는 오히려 주변의 주택과 완벽히 어우러짐과 동시에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어

 

동네 주민의 걸음까지도 사로잡는 매력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언제부턴가 왼쪽에 보이는 것처럼 '오징어 집어등'과 유사한 모양새의 줄줄이 무드등이

 

카페 익스테리어의 유행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야행성인 오징어가 어선의 집어등을 보고 달려들듯이,

 

야행성인 한국인들도 카페의 무드등을 지나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무드등을 지나서 살짝 들여다보면 정문으로 내려가는 길목이 보입니다.

 

그 공간부터 이미 감성으로 채워놓아, 정문에 다다르기 전에 벌써 감동은 시작됩니다.

 

정문이라고 해서 울타리로 명확하게 구분 지어 놓은 것이 아니라,

 

도둑이 없던 시절의 제주도 정문 느낌처럼 '문' 형태만 서 있을 뿐이지

 

어떤 곳으로도 입장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본 건물의 입구로 들어가기 전에 지나칠 수 없는 비주얼의 포토존을 발견했습니다.

 

정확히는 매장의 이름을 무드 있게 꾸며놓은 것이지만,

 

일전에 찾아본 바로는 단골 포토존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팟입니다.

 

 

매장 입구 앞에 서서 둘러보면 위와 같은 뷰를 볼 수 있는데,

 

본 건물 바로 앞에도 테라스를 따로 빼 두었고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는 대문까지

 

몽환적인 느낌을 더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정말로 들어가 볼까요?

 

 

내부는 널찍하고 탁 트였다고 볼 순 없지만

 

새로 생기는 카페마다 거의 대규모 단지만 봐오다가 아담한 공간을 보니 오히려 신선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만 알고 있는 장소'의 느낌이 강해, 지인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감성이 마구 솟구치는 분위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도심 속 감성 있는 분위기를 '조용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외부의 테마가 '꿈'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내부 테마는 '추억'의 감성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예전 시골에 위치했었던 외할머니 댁이 당장이라도 눈앞에 펼쳐진 듯,

 

향토적이지만 적절하게 세련된 소품들로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창호지 패턴의 창문 살과, 천장을 서까래 형식으로 꿰어 놓은 것은 퓨전 한옥의 느낌도 충분히 살렸습니다.

 

 

 

이곳의 시크릿 포인트는 바로 이 '다락방'인데요,

 

좀 전까지도 할머니가 미싱을 켜다가 잠시 쉬러 나가신 듯 옛것 그대로의 현장감을 충분히 살려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유일하게 신발을 벗고 앉을 수 있는 '좌식 공간'이며,

 

생각보다 천장이 낮기 때문에 키가 크신 분들은 입장, 퇴장 시에 머리를 조심해야겠습니다.

 

 

 

다락방에 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오늘은 이곳에 오래 머물 예정이어서 

 

다리가 저리지 않도록 입식 테이블을 잡았습니다.

 

아까 보았던 창호지 형태의 창살과 소품들이 전혀 촌스럽지 않게 분위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의 분위기만큼이나 따스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나왔습니다.

 

보통 로컬카페에 가면 빼먹지 않고 하던 습관대로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Hot, 카푸치노' 중에 골라 '도장깨기'를 시전 했습니다.

 

지금 들른 카페의 기본이 충실한지 보기 위해선 이 옵션 중에 골라 평가하는 것이 대체로 정확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이미 분위기 만으로 합격점을 얻어 굳이 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몹쓸 직업병은 이미 오감을 열어 향을 음미하고 있었습니다.

 

그 향은 마치 시골집에서 할머니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워 한쪽으로는 도란도란 옛이야기를 듣고

 

한쪽으로는 귀지를 파주는 할머니의 손길을 느끼며 노곤해지는 기분을 받았습니다.

 

긴장이 풀리는 마일드한 향에 행복한 유년시절을 떠올리는 순간입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은 마치 제 집에 와 있는 듯

 

편안한 분위기여서 잠시 시공간이 멈춘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이런 뜻밖의 멘트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다시 방문하게끔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빛나지 않았던 하루라도

 

스스로 다시 빛을 발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오는 길에 다시 찍은 '동감' 포토존입니다.

 

'같이 느낀다'라는 뜻의 한문을 이름으로 정해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공간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느끼고 싶게 만드는 공간, '동감'이었습니다.

 

이처럼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도 하루하루를 같은 패턴으로 흘려보내지 마시고

 

색다른 공간, 색다른 마음으로 일상에 색채를 더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도 천고마비의 계절에 감성과 아랫배만 폭발하는 오퓰렌스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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