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퓰렌스 입니다.
커피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의 시각으로 본 카페는 보통 겨울을 '비수기'로 표현하곤 합니다.
모든 카페를 통틀어 가장 잘 나가는 음료인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즌이
여름인 탓도 있지만, 겨울이 되면 루프탑을 끼고 있거나 테라스 자리를 비치해두고 있는
카페들이 아무래도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요.
그럼에도 커피 강국 대한민국의 커피 열기는 날이 쌀쌀해질수록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라고 집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같이 내린 독백입니다.)
늘 한결같은 청주 칼국수 맛집 '늘푸른 칼국수'
'늘푸른 칼국수'는 남일면 '공군사관학교'를 가기 전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게 정문을 등지고 서서 12시 방향을 보면 공군사관학교로 가는 대로가 보이고
3시 방향에는 상당구청 및 보건소 단지
5시 방향대로 방향은 청주 시내로 향하는 길목으로,
청주시 주요 랜드마크로 향하는 요충지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덕분에 외곽을 잠시 달리다 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늘 식사 시간 때마다 어김없이 주차공간이 꽉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지인이 있는 곳이 진짜 맛집의 척도라고 한다면,
이곳은 아마 최고의 맛집이 아닐까 합니다.
늘 동네에서 오신 손님들로 1차 붐이 일어나고
외곽, 근처 일터에서 오시는 손님들로 두 번 상을 비워야만 식사 타임이 지나갑니다.
내부는 인테리어를 몇 번 거쳤지만 칼국수에서 느껴지는 무드를 봐서는
필시 오래되었으리라 장담할 만한 부분이기에
오늘은 늘 푸른 칼국수의 진면목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한 음식으로 승부를 보는 찐 맛집은 메뉴가 단일이거나 소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은 그냥 그런 선택지도 없이 바로
그래서 오늘은 메뉴판을 보여드리지 않겠습니다.
(실제로도 딱히 메뉴판이랄 것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저 앉아서 일행이 몇 명인지만 말씀드리면 주문은 마친 것입니다.
그러면 가장 먼저 '감자해물전'과 '보리밥'이 세트로 나옵니다.
무려 이 두 구성이 본 칼국수가 나오기 전 '애피타이저'라는 점.
그리고 굉장히 맛있다는 점에 더 큰 감동을 느낍니다.
감자 해물전은 해물과 감자가 들어갔지만 두 재료가 이렇게 잘 맞았나 싶을 정도로
훌륭한 조화를 보여주었고,
식사를 마칠 때 즈음 먹은 마지막 한 조각까지
바삭한 식감은 탁월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이곳의 사장님은 단순히 보리밥 위에 콩나물이 얹고
고추장과 함께 비벼먹으면 이렇게 훌륭한 맛을 내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갈수록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고추장을 많이 넣으면 짤 수 있으니 양 조절은 필수입니다.
두 애피타이저를 채 다 먹기도 전에 메인 칼국수가 등장했습니다.
그 옆에 사이드처럼 딸려 온 김치도 맛을 봐줍니다.
맛집 도장깨기에 가볍게 합격할 맛입니다.
면을 한 번에 넣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물을 버너로 팔팔 끓인 후에 면을 투하하는 방식이라서
국물이 끓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 줍니다.
여기까지가 기본이자 고정적으로 나오는 구성인데,
1인당 6,000원에 맛볼 수 있는 가격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가성비입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가격 동결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어
불경기가 없는 맛집으로도 유명합니다.
(이것이 바로 청주의 '정'입니다.)
국물이 끓으면 바로 면을 투하해서 푹 익혀줍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느끼는 대단한 점은
이런 과정들을 최대한 천천히 하면서 앞서 나온 사이드를 먹고 있음에도
첫 면을 맛보기 전까지 다 먹을 없을 만큼의 양이라는 점입니다.
(이 정도면 감자전이 메인이고 칼국수가 사이드가 아닌지 의심해 볼 법합니다.)
해물칼국수의 국물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은 정성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만큼
풍성한 해물 양으로 금세 면에도 간이 베입니다.
그런데 홍합과 조개 등등의 해산물이 너무도 많아,
면을 다 먹고도 한참이나 까서 먹었음에도
해산물을 다 먹지 못하고 남겼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양'을 보여주시는 사장님의 인심에 제가 졌습니다.
풍성한 양만큼 맛도 훌륭한 '늘푸른 칼국수'.
드라이브하다가 발견하면 반드시 들러
오랜 전통의 맛과 역대 가성비의 칼국수를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건강한 지역 맛집을 소개드리며 인사로 대신하겠습니다.
오퓰렌스의 부유한 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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