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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오퓰렌스] 세계에 나를 던지다 '이탈리아' - 베네치아 6편

by 오퓰렌스 202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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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6편]

 

 

베네치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이틀 간은 다른 관광 일정을 잡지 않고

 

백화점이나 식료품점에서 먹을 것, 기념품 등을

 

구매했고 간간히 본섬에 가서 바람을 쐬는 등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열흘간 머물며 수도 없이 보았던 베네치아였지만

 

그 모습을 오랫동안 간직하려 더 깊이 눈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틀간 무려 4끼의 식사 동안 초대를 받을 정도로

 

Mh의 가족들과도 연대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분에 넘칠 정도로 감사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이탈리안 가정식의 제대로 된 맛도 즐길 수 있었는데

 

그동안 먹어왔던 파스타는 전부 가짜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하나같이 진미를 뽐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진정한 파스타 맛을 원하시는 분들은

 

꼭 현지인의 가정식으로 경험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식후에 소화용으로 마시는 보드카,

 

현지에서 식사 때마다 즐겨마시는 와인,

 

심지어는 제가 머무는 기간 동안에 한국의 '정월대보름'과 같은

 

이탈리아인들의 명절이 끼어 있어서

 

그 기간에만 먹을 수 있는 디저트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식사 동안에 나누는 대화와 음식으로도

 

그들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도 저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셔서

 

건배를 할 때마다 "Salute!, 건배!"라며

 

2개 국어의 언어로 축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정에서 기르고 있던 고양이 '오스카'와

 

강아지 '레아'도 제가 집에 방문할 때마다 관심을 보이는 등

 

익숙한 일원으로 받아들여주었고

 

이탈리아에도 한국의 '백종원 골목식당'과 비슷한

 

프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는가 하면,

 

유명한 이탈리아 음악가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덩달아 흥얼거리는 등

 

어느새 이탈리아의 모든 것은 제 생활 방식에도 깊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잊고 있던 이 티켓을 발견하기 전까지 말이지요.

 

다음날 미리 예견은 해두었지만 막상 정들었던 모든 것들을

 

두고 가려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습니다.

 

Mh는 끝까지 그녀의 가족과 함께 저를 배웅해주었고

 

많은 이들의 전송을 받으며 로마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원래 비행기표를 예약할 당시 입국-출국 표를 전부 로마로 해두었기에

 

귀국하는 비행기도 로마에서 타야 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북쪽인 베네치아에서 볼로냐, 피렌체를 거쳐

 

남쪽의 로마로 향하는 3~4시간 동안

 

한 편의 교향곡과도 같던 이탈리아에서의 한 달이

 

곡의 흐름처럼 순서대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홀로 헤쳐나가며 성장하고자 떠나온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홀로 살아가는 것을 배운 것이 아니라,

 

좋은 인연들을 만들어 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4주 만에 돌아온 로마는 그래도 한 번 거쳐왔던 곳이라고

 

고향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처음 왔을 때 묵었던 숙소에 그대로 예약해서

 

더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주간의 공백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갔을 텐데도

 

저를 기억하고 계셨던 숙소 사장님은

 

반갑게 맞아주시며 첫인사로

 

"그래, 그동안의 여정은 즐거웠었나요?"

 

라고 미소와 함께 물어주셔서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처음에는 두렵기만 했던 로마의 밤거리였지만

 

짐을 풀고 여유롭게 산책을 하며 저녁 먹을 식당을 찾았습니다.

 

 

 

결국 찾게 된 곳은 첫날, 처음 만난 숙소 같은 방 친구가 추천해준

 

한 차이나 레스토랑에 도착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타국에서 처음 대화를 나눈 그였던 만큼

 

식사를 하는 동안 그가 생각났습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전혀 저렴하지 않은 음식의 맛에

 

피로한 뱃속도 풍부한 휴식을 찾았습니다.

 

나오면서 로마 3대 젤라또 중 하나인

 

'Fassi (파씨)'로 입가심을 하며

 

비로소 로마의 3대 젤라또도 전부 통달했습니다.

 

 

 

오늘따라 10분 걸리는 거리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숙소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근처 교회에서 송년을 기념하는 찬송가가 흘러나왔습니다.

 

그 구슬프고 심금을 울리는 선율에

 

비로소 잊고 있던 향수에 젖어들었고

 

그동안 수많은 시간들을 이겨내고 극복해 온 제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이곳과도 이별할 마음의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 한 번 미련 없는 마무리를 지어주기 위한 선물인지는 몰라도

 

아무도 없는 4인용 방 안에서

 

4주간 찍었던 그동안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이탈리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오퓰렌스] 세계에 나를 던지다 '이탈리아' - 마지막화, 에필로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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